[에브리바디퍼커션]리뷰_데이빗

모두를 위한(For)’ 그리고 ‘모두에 의한(By)

데이비드 밀러(시인, 학자)

리드미컬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어내는 뮤지션 그룹 녹녹의 "에브리바디퍼커션(Everybody Percussion)" 에는 2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모두를 위한(For)’  
‘모두에 의한(By)’ 

“모두를 위한(For)”은 모든 관객이 나이와 수준을 떠나 민주적으로 즐기도록 설계 되었다는 의미이다. 또한 “모두에 의한(By)”은 무대의 공연자들이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곧 모든 몸을 악기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녹녹에게 관객의 참여는 곧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목표이다. 
 
그래서 녹녹은 끊임없이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손가락을 클릭하고, 가슴을 두드리고, 발을 구르는  절묘한 리듬과 동작들로 채워진 이 공연은 마침내 "모두를 위한, 그리고 모두에 의한 에브리바디퍼커션 피날레를 향해 나아간다. 

이 공연은 무대 위 다섯 명의 공연자들의 재능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설계되었다. 그래서 공연의 마지막에는 공동의 성취감이 가득하다. 관객들의 킥킥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몸을 두드리고 발을 구르는 소리가 공연장 곳곳을 가득 채운다. 녹녹의 공연을 보는 것, 더 중요하게는 직접 참여하는 과정은 즐거움과 함께 테라피, 즉 치유의 다른 이름이다. 실제로 관객이 경험하는 테라피(치유)적인 부분은 녹녹의 공연 루틴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부분일 것이다. 공연자들의 에너지는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고, 녹녹의 다정한 장난 걸기에 반응하며 관객은 녹녹이 이끌어내는 정서의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이처럼 녹녹은 뛰어난 뮤지션들인 동시에, 그들이 창작해 내는 리듬과 멜로디 너머에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 예컨대 녹녹의 무대는  “숲을 지나”라는 노래로 시작되는데, 이 노래는 바스락거리는 나무 덮개 아래를 산책하는 실제적인 경험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공연 전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녹녹은 관객의 손을 잡고 있는 듯 부드럽게 안내하며 말한다 

“긴장을 풀어요… 
우리는 이것을 함께 경험하고 있어요”

이 정서와 느낌은 조명의 밝기를 낮춰 객석과 무대 간 경계를 낮추고, 부드러운 스윙과 휘파람 소리를 내며 시작되는 노래를 통해 전달된다. 그리고 무대가 아닌 객석으로부터 등장하는 공연자들의 모습에서 그 '민주적인' 의도를 확인하게 된다. 또한 이들의 입소리와 뺨을 두드리는 소리는 활력과 위로를 건네는 상상 가득한 리듬 세계의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내용으로 전달된다. 

이윽고 관객들은 리코더 선율에 이끌려 숲속으로 부드럽게 이동하며 어린 시절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장소로 안내받는다. 리코더의 선율은 숲을 산책하는 등산객의 쿵쿵거리는 소리뿐만 아니라 물방울과 바람 소리를 흉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자연 속에 있는 완전한 감각이며, 우리는 공연자들의 잘 연마된 테크닉을 통해 본능적으로 이를 경험한다. 이제 휴식 하듯 편안해진 관객들은 자장가부터 아일랜드의 목가적 장면까지 이어지는 녹녹과의 여행을 시작한다. 모든 여정의 메시지는 같다. 관객을 관찰자이자 함께하는 연주자로서 다양한 소리의 풍경들 속으로 이끄는 것이다. 

아일랜드곡 “나비(The Butterfly)”는 이들 중 가장 흥미롭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곡일 것이다. 다른 바이올린과 아코디언이 연주될 때 공연자들은 모형 나비를 들고 나와 관객에게 말을 걸고 장난을 치며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 곡의 소개에는 공연자들이 '함께' 나비를 상상한다고 적혀 있다. 나비의 비행은 바이올린과 아코디언 소리로 복제되어 계속 연주된다. 이는 공연의 복잡성에 더하여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즉, 이 곡은 녹녹의 뛰어난 음악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관객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된 것이다. 

나는 두 번에 걸쳐 녹녹의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었다. 그때마다 놀라웠던 것은 ‘자장가’라는 곡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었다. 관객석에 앉아있던 아이들이 이 곡의 연주를 보다가 엄마 품에 안겨 잠에 드는 것을 보았다. 이를 통해 녹녹이 실력 있는 뮤지션일뿐만 아니라, 극장이라는 장소 그 자체에서 참여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어 예상을 뛰어넘는 능숙함과 노련함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아일랜드곡 “나비(The Butterfly)” 처럼 공연자와 관객 사이, 상상적 공백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리가 혼합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드는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처럼 녹녹은 단순히 “바디퍼커션”이라는 수식어를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녹녹이 '우리 모두를 위해' 만들어 낸 음악에 완전히 함께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머리와 몸 모두가 필요하다. 그리고 당신의 시냅스, 즉 기억의 연결점들은 손가락, 손, 발만큼이나 활발하고 강하게 발화되어야 한다. 

<리뷰 원문> 

Knock Knock!: Everybody Percussion

Knock Knock are a body percussion group from Seoul in South Korea. They call their performances ‘everybody percussion’. This means two things. They are a group of musicians who create rhythmic soundscapes by everybody and for everybody. For everybody because they are designed to be consumed democratically by audience members regardless of age or ability. By everybody because the performers have various means of absorbing the audience into the action via their on-stage presence. This involves using everybody’s body as an instrument. To Knock Knock audience participation is therefore the primary measurement of success. 

The group works tirelessly towards this goal. Their performances include subtle commands to click fingers, slap chests, and stomp feet which eventually reaches an exhilarating ‘everybody percussion’ finale. This is carefully choreographed to showcase the talents of the five performers, but also to make clear that it is something that can be done by everybody in turn. There is a sense of accomplishment in the resultant performance. Slaps and stomps resound around the theatre parallel with laughs and giggles from those in the audience. Watching, and most importantly participating, in Knock Knock’s performances is clearly meant to be as therapeutic as it is fun. 

Indeed, for this observer ‘therapy’ is perhaps the distinguishing aspect of Knock Knock’s routine. Their energy is directly channeled into the audience who are gently molded and teased into the required psychological state. Even though Knock Knock are accomplished musicians, there is something else at work beyond the percussive sounds they produce. Their performance starts with a song called ‘Through The Forest’ for example. This is well placed in the set. It is meant to contain the actual experience of a walk under a rustling canopy of trees. As such it is perfect for setting the tone for the whole performance. Gently guiding the audience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