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리뷰/한승우

흘려듣는 일상의 소리(음악)

한승우 (연극 배우)

교통카드 찍는 소리, 또각또각 구두를 신고 걷는 소리, 치이익 자동문 열리는 소리, 우리가 하루동안 듣는 소리들은 얼마나 될까 생각해본다. 그러다보면 내 시선들이 닿는 곳에서 들리는 소리만 듣게 된다. 그렇다면 나에게서 나오는 소리는 어떤가 들어본 적이 있나 싶다.
오늘 나는 자신에게서 나오는 소리로 만든 음악을 일상의 장소에서 듣는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웃으며 나오는 박수 소리, 새로 산 옷을 자랑하며 만져보는 스치는 소리, 걸으며 나오는 발소리, 입을 풀며 나오는 입술이 맞닿는 소리, 그냥 우리가 하던 것들을 모아보니 음악이 되었다.
그 소리들을 우리가 언제나 산책하던 장소에서 잠시 쉬어가던 장소에서 무심코 바라보던 그곳에서 듣게 되었다.
우리는 돈을 지불하며 취미를 배운다. 그 취미 안에는 악기들을 배우는 경우가 있다. 기타,피아노,드럼 등등. 
이 그룹의 소리를 들으면 알게 된다. “아 난 이미 악기를 가지고 있구나”
기타, 피아노도 너무 좋은 악기들이고 재미있는 악기들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악기에게 집중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그룹의 소리를 듣다 보면 다시 깨닫게 된다.
“아 나 오늘 연주하고 왔구나”
공연을 보며 내 몸에서 나오는 소리들을 처음 또는 그냥 지나쳤던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소리들이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경험을 하고 오게 될 것이다.
축하하고 싶다.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악기를 알게 된 것을, 그냥 지나치던 소리가 다르게 들리게 된 순간을 마주한 것을.
오래된 바이올린이 나무에 따라 현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듯이 우리는 모두 다른 몸, 형태, 힘, 속도, 통을 가지고 있다. 너무나 신기하고 순수한 악기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그룹은 그것을 알려준다. 요즘 말하는 가성비가 가장 좋은 놀이를 알게 된다.
가끔은 그냥 지나쳐가는 일상 속에서, 장소에서, 이들의 소리를 들어보고 자신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떤지 알려주고 싶다.